2024노732
【피 고 인】 피고인<br/>【항 소 인】 쌍방<br/>【검 사】 장민수(기소), 전계광(공판)<br/>【변 호 인】 변호사 이원주(국선)<br/>【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4. 12. 9. 선고 2024고합208, 2024고합209(병합) 판결 및 2024초기901 배상명령 <br/>【주 문】<br/>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br/><br/>【이 유】1. 이 법원의 심판범위<br/>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각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br/>2. 항소이유의 요지<br/>가. 검사<br/> 1) 법리오해(이유무죄 부분)<br/>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죄(이하 ‘전기통신금융사기죄’라 한다)와 사기죄는 각기 독립된 별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므로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고, 이를 가리켜 법조경합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두 죄의 관계가 법조경합의 특별관계라는 전제 하에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존재한다. <br/> 2) 양형부당<br/>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br/>나. 피고인<br/>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br/>3.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br/>가.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의 요지<br/>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①『2024고합208』사건의 판시와 같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4,690만 9,000원을 편취하고, 1,200만 원을 편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것과, ②『2024고합209』사건의 판시와 같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을 기망하여 1,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br/>나.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현행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죄는 형법상 사기죄에 대하여 법조경합 중 특별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br/> 1) 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15조의2 제1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타인으로 하여금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게 하는 행위, 취득한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여 형법상 사기죄와 구성요건이 다르다. 그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되어 2023. 11. 17. 시행된 것, 이하 ‘현행법’이라 한다) 제15조의2 제1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고,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특정한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형법상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포함하고 있고, 추가로 전기통신을 이용하는 일정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br/> 2) 구법에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일정한 행위로 정의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한 사기행위 중 객체가 재물인 행위, 즉,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직접 편취하거나 피해자의 현금을 직접 출금하는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는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처벌하지 못하고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하여 처벌하여 왔다. 이에 대하여 범죄수익에 비해 그 처벌수준이 낮으므로 처벌수준을 강화하여 전기통신금융사기 억제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었고, 현행법은 범죄 객체를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으로 규정한 형법상 사기죄와 동일하게 ‘자금’(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으로 확대하여 위와 같은 유형의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추가하였다.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현행법 제15조의2 제1항은 형법상 사기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으로 보인다.<br/>다. 당심의 판단<br/> 1) 관련 조항<br/>■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제2조(정의)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2.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欺罔)·공갈(恐喝)함으로써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다음 각 목의 행위를 말한다. 다만,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하되,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한다. 가.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는 행위 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자금을 송금·이체하는 행위 다.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는 행위 라. 자금을 출금하거나 출금하도록 하는 행위제15조의2(벌칙)①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倂科)할 수 있다.■ 형법제347조(사기)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br/> 2) 관련 법리<br/> 가) 법조경합 중 ‘특별관계’의 의의<br/> 법조경합의 한 형태인 특별관계란 어느 구성요건이 다른 구성요건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외에 다른 요소를 구비하여야 성립하는 경우로서 특별관계에 있어서는 특별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위는 일반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만 반대로 일반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위는 특별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3도498 판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도6033 판결 등 참조). <br/> 나) 법조경합과 상상적 경합의 구분 기준<br/>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하고 법조경합은 1개의 행위가 외관상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1죄만을 구성하는 경우를 말하며, 실질적으로 1죄인가 또는 수죄인가는 구성요건적 평가와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4. 6. 26. 선고 84도782 판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도6033 판결 등 참조). <br/> 3) 구성요건적 관계에 대한 판단<br/> 가) 양 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비교<br/>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현행법 제2조 제2호 다목 및 제15조의2가 규정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죄의 구성요건은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함으로써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여 자금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을 취하게 하는 것’이고, 형법 제347조가 규정하는 사기의 구성요건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으로서, 양 자 모두 형법 제347조에서 규정하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 ‘처분행위’, ‘재산상 손해 발생과 이익 취득’,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처분행위와 재산상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비하고 있다. 여기에 현행법은 기망행위의 태양 중 전기통신을 이용한 경우와 처분행위로서 자금의 교부가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하는 사기죄만을 별도로 ‘전기통신금융사기’로 한정하여 제2조 제2호 다목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전기통신금융사기죄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포함하는 외에 ‘전기통신을 이용한’ 기망행위 및 ‘자금의 교부’라는 처분행위의 구성요건을 추가로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그 구성요건적 평가에 있어 사기죄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r/> 나) 같은 법 제2조 제2호 나목 및 라목과의 관계<br/> 검사는 같은 법 제2조 제2호 나목에 해당하는 행위인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자금을 송금·이체하는 행위’와 같은 호 라목에 해당하는 행위인 ‘자금을 출금하는’ 행위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구성요건적 평가에서 양 죄 사이의 동일성 또는 포함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위 나목 및 라목의 행위태양을 가진 전기통신금융사기죄의 경우, 형법 제347조가 예정하는 종래의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새로운 사기죄로 평가할 여지가 있으나, 그러한 행위태양을 가진 전기통신금융사기와 사기죄와의 관계가 앞서 본 같은 법 제2조 제2호 다목에 해당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죄와 사기죄와의 관계를 판단하는 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검사가 주장하는 위 나목 및 라목에 해당하는 행위태양을 가진 사기 범행이 포함되어 있지도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이 사건의 판단 대상과 무관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br/> 4) 보호법익의 관계에 대한 판단<br/> 가) 구성요건적 동일성에 따른 보호법익의 관계<br/>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개인적 법익, 즉 개인의 재산권을 의미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전기통신금융사기죄와 사기죄가 구성요건적으로 동일하거나 포함관계에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동일한 기망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죄 사이에 침해된 법익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종래 형사실무 역시 현행법이 적용되기 이전에 전기통신을 이용한 기망행위로서 ‘자금의 교부’가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행위를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사기죄의 일종으로 보고, 일관되게 형법 제347조에 따른 사기죄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를 적용하여 왔다. <br/> 나) 입법취지에 따른 보호법익의 관계<br/> ① 현행법이 최초 제정될 당시 2011. 3. 10. 본회의에서 의결된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안(대안, 의안번호 1811034)의 원안인 ‘보이스피싱 피해보전금 지급에 관한 특별법안’(공소외 2의원 등 34인, 의안번호 1803038) 및 ‘전화금융사기 등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안’(공소외 3의원 등 10인, 의안번호 180265)에서는 그 입법취지로서 공통적으로 ‘최근 전화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행위 및 그에 따른 피해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라는 점을 명시한 바 있다. <br/> ② 또한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위를 확대하고 법정형을 상향한 현행법의 의안심사보고서에서는 "구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는 ‘형법’상 사기에 해당하는 범죄로 범죄수익에 비해 그 처벌수준이 매우 낮은 수준임.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을 범죄단체로 보아 높은 수준의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으나 이와 별개로 전기통신금융사기 관련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공소외 4의원 등 11인, 의안번호 217881),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위를 확대하여 피해자들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에 대한 강화된 처벌과 경제적 이득 박탈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금융당국에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신속히 대처할 책무를 부여하려는 것임."(대안, 의안번호 2121677)이라고 기재되어 있다.<br/> ③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전기통신금융사기’는 처음부터 보이스피싱 형태의 사기를 지칭하기 위한 개념으로 정립되었고, 현행법에서는 이에 포함되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행위인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는 행위’ 등을 추가하여 그 개념의 외연을 확장함과 동시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데에 입법취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법 제2조 제2호 다목에 해당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죄는 입법적 관점에서도 그 본질이 보이스피싱 형태의 사기죄에 해당하고, 다만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용되어 왔던 사기죄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사기죄의 법정형보다 상향된 법정형이 규정되기에 이른 것이므로, 입법자가 전기통신금융사기죄와 사기죄의 보호법익을 달리 평가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br/> 5) 소결론<br/> 이상과 같이 구성요건적 측면과 보호법익적 측면에서 양 자의 죄수관계를 살펴보면, ‘자금의 교부’ 행위에 관한 전기통신금융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자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을 취득하게 하는 구조의 범죄로서, 종래 형법상 사기죄의 일종으로 평가되어 왔으나, 전기통신금융사기에 관한 강화된 처벌규정이 신설되면서 위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 것이므로, 사기죄와 사이에서 법조경합의 관계에 있는 일죄로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나타난 행위의 불법성은 전기통신금융사기죄에 의하여 온전하게 평가되고 있음은 분명하므로, 굳이 사기죄를 함께 적용함으로써 그 불법성을 중복적으로 평가할 실익도 없다. 따라서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br/>4.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br/> 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br/> 나.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행의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므로 피고인과 같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완성에 필수적인 현금수거책에 대하여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점, 피고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하여 3명의 피해자들이 합계 5,600만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고, 1명의 피해자에 대하여는 1,200만 원을 교부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점,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조금도 회복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인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 중 1명에 대한 범행은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금전적 이득이 피해금액에 비추어 크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대한민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참작하였다. <br/> 다. 당심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에 불리한 사정은 원심이 위와 같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발생하거나 기존의 사정이 특별히 변경되지도 않았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직업, 가족관계, 성행과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과 법률상 처단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br/>5. 결론<br/>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판사 박진환(재판장) 윤지수 이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