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다254387
<br/> [1]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사유인 채무 승인의 성립 요건과 그러한 취지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판단하는 방법<br/><br/> [2]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수익자가 취소채권자의 채권에 대하여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채무자가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에 대하여 시효기간이 지난 후 변제하는 등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익자는 여전히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br/>
<br/> [1]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효과의사를 필요로 하는 의사표시이다.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사유로서 채무승인은 그 표시의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게 되고, 그러한 취지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해석은 그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br/><br/> [2]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사해행위의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사해행위에 의하여 얻은 이익을 상실하게 되나,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되면 그와 같은 이익의 상실을 면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 또한 시효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므로 채무자가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에 대하여 시효기간이 지난 후 변제하는 등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사해행위의 수익자에게 미치지 아니하고 수익자는 여전히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 <br/>
[1] 민법 제105조, 제168조 제3호, 제184조 / [2] 민법 제162조, 제406조 <br/>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상 담당변호사 김선하 외 2인)<br/>【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국성 외 1인)<br/>【원심판결】 서울고법 2024. 5. 23. 선고 (인천)2022나14934 판결 <br/>【주 문】<br/> 원심판결 중 피고 3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주식회사 ○○○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주식회사 ○○○ 사이의 상고비용 중 원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그 피고들이 부담한다. <br/><br/>【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이후 제출된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br/> 1. 사건의 경위<br/>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br/> 가.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와 그 대표이사인 피고 1에게 2011. 7. 14.부터 2011. 8. 27.까지 사이에 합계 1억 4,300만 원을 대여하였다. 피고 1은 2012. 1. 16. 원고에게 2억 570만 원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이 사건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여 주었다.<br/> 나. 원고는 2011. 2. 10. 피고 주식회사 ○○○로부터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중 설비공사를 2억 8,000만 원에 도급받아 2011. 10. 말경 이를 완성하였다.<br/> 다. 이후 피고 주식회사 ○○○가 원고에게 변제한 돈이나 대물변제한 부동산 가액 상당액 등이 원고의 대여금 채권과 공사대금 채권에 변제충당되어 공사대금 채권은 소멸하고 일부 대여금 채권이 남게 되었다.<br/> 라.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는 2012. 9. 6.경 이 사건 건물 5층의 소유권 이전과 관련하여 피고 주식회사 ○○○가 원고에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하였다.<br/> 마. 위와 같이 변제충당되고 그 최종 변제일로부터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5년의 상사소멸시효 기간이 도과한 이후에도 원고가 피고 1, 피고 주식회사 ○○○에 변제를 요구하였고, 피고 측은 2019. 1.경부터 2020. 5경까지 수 회에 걸쳐 남은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구체적으로 자금마련 방법 등을 언급하거나 지급시기의 유예를 요청하였고, 2019. 5. 15. 및 2020. 1. 22.에는 각각 200만 원을 변제하였다.<br/> 바. 한편 피고 주식회사 ○○○는 피고 2에게 이 사건 건물 중 30개 호실을 매도하고, 2012. 5. 30. 및 2012. 9. 28. 해당 호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며, 2016. 3. 8. 피고 3에게 이 사건 건물 중 3개 호실을 8억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br/> 2.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br/> 원심은 판시와 같이 원고의 피고 1,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주위적 대여금 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이 사건 현금보관증은 이자제한법상의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기존 대여 원리금을 새로운 원금으로 삼아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그 초과 부분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이 사건 약정서에 기한 예비적 청구는, 이 사건 약정서가 기존 채무의 잔액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작성된 것으로 별도의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하였다.<br/>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처분문서의 해석, 이자제한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br/> 3. 피고 1, 피고 주식회사 ○○○의 상고이유에 관하여<br/> 가.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효과의사를 필요로 하는 의사표시이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등 참조).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사유로서 채무승인은 그 표시의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게 되고, 그러한 취지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해석은 그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다25299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44, 251 판결 등 참조). <br/>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이 피고 주식회사 ○○○가 원고에 대한 채무의 변제를 위해 지급한 변제금이나 대물변제한 부동산의 가액 상당액 등이 원고의 피고 1,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채권의 변제에 충당되었고, 나머지 대여금채권 중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부분은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있었던 피고 측의 채무승인이나 일부 변제 등으로 인하여 시효이익이 포기되었다고 판단하였다. <br/> 다. 원심판결 이유를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 측의 채무의 일부 변제로 시효이익 포기가 추정된다고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피고 측에서 채무승인이나 일부 변제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채무승인의 내용과 그 횟수, 이를 전후한 언동, 채무승인과 일부 변제 당시 시효기간을 도과한 정도, 당사자들의 관계와 거래지식 및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측의 묵시적인 시효이익 포기 의사표시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나머지 채무의 시효이익이 포기되었다는 원심의 결론은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밖에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론주의를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br/> 4. 피고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br/> 원심은 판시와 같이 피고 2가 피고 주식회사 ○○○로부터 취득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통정허위표시에 기한 것으로 효력이 없음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 주식회사 ○○○를 대위하여 피고 2를 상대로 구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청구를 인용하면서, 채권자대위의 피보전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피고 2의 주장은 피고 주식회사 ○○○가 피보전채권에 관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음을 이유로 배척하였다.<br/>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 제5항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시효이익의 포기에는 상대적 효력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 2의 시효소멸 주장을 피고 주식회사 ○○○의 시효이익 포기를 이유로 배척한 판단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인 피고 2로서는 어차피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어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원용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10151 판결 참조), 피고 2의 시효소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그 밖에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권자대위, 통정허위표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br/> 5. 피고 3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br/> 가.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사해행위의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사해행위에 의하여 얻은 이익을 상실하게 되나,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되면 그와 같은 이익의 상실을 면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4849 판결 참조). 또한 시효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므로 채무자가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에 대하여 시효기간이 지난 후 변제하는 등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사해행위의 수익자에게 미치지 아니하고 수익자는 여전히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 <br/> 나. 원심은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였으나 시효이익이 포기되었음을 이유로,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에 해당하는 대여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피고 3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 주식회사 ○○○와 피고 3의 2016. 3. 8. 자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원상회복으로 가액배상을 명하였다.<br/> 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주식회사 ○○○가 시효기간이 지난 후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에 해당하는 원고의 대여금채권에 대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익자인 피고 3에게는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피고 3은 여전히 피보전채권의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다.<br/>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 주식회사 ○○○의 시효이익 포기로 인해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수익자인 피고 3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시효이익 포기의 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br/> 6. 결론<br/>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3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상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주식회사 ○○○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주식회사 ○○○ 사이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노경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