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철호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스트 담당변호사 송오근)
【원심판결】 창원지법 2025. 5. 23. 선고 2024나1151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2014. 4. 1.부터 2020. 6. 24.까지 근무하였는데, 2017년경부터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미용시술에 관한 선불권 등 매출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았다.
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30,730,498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는데,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23노249)은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에서 ‘선불권 매출 중 원고가 시술하지 않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금원’을 공제한 차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피고 주장을 받아들이고, 원고의 퇴직금이 피고가 자인한 4,753,627원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① 퇴직금 4,753,627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② 이를 초과하는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유 부분에서 무죄로 인정하였다. 이후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됨에 따라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소로, ① 주위적으로는 퇴직 전 3개월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총액을 기준으로 계산된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퇴직금 30,730,498원의 지급을 구하고, ② 예비적으로는 수수료에서 ‘원고가 시술하지 않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금원’을 공제한 차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하여야 한다면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퇴직금 12,578,584원의 지급을 구하였다.
2. 원심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4,753,627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의 액수를 4,753,627원으로 판단하고,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등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 더욱이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등 참조).
한편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 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되나,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이고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라고 볼 수 없으며, 또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될 수 있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4다4121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7다281817 판결 등 참조).
2)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는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선불권 판매로 인한 수수료’ 중 ‘원고가 시술하지 않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금원’은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가 선불권 판매에 따라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아니라, 시술에 대한 대가로서 향후 시술용역의 제공을 전제로 선지급된 금원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미시술분 수수료는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에 해당 기간 판매된 선불권 중 미시술분 수수료가 제외되어야 한다면, 공평의 원칙상으로도 종전에 판매된 선불권 중 위 기간에 시술이 이루어진 부분에 해당하는 수수료는 포함되어야 한다.
나아가 선불권 제도의 구조상으로, 퇴직 전 3개월 동안 판매한 선불권 중 상당 부분은 퇴직으로 인하여 그에 상응하는 시술을 할 수 없게 되므로, 단순히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중 미시술분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게 되면 원고가 전체 근로기간에 지급받은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하게 적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중 미시술분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부당하므로, 위 판결에서 인정한 퇴직금 금액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한 원고의 퇴직금 액수를 그대로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민사재판에서 형사판결의 증명력 및 평균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로서는 퇴직한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 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에 따라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참조).
2)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평균임금(2020. 3. 25.부터 2020. 6. 24.까지 3개월 합계 수수료액 2,336,886원을 총 92일로 나눈 1일 25,400원)은 최저임금액(2020년의 최저시급 8,590원, 1일 8시간 기준 68,720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 평균임금을 기초로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한 원심판단에는 최저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도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오경미 엄상필 박영재(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