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나13613
교도소 수용자가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기결수용복과 수갑을 착용한 상태로 법원 내에서 도보로 이동하여 재판을 받았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상 담당교도관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구성하는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br/>
교도소 수용자가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기결수용복과 수갑을 착용한 상태로 법원 내에서 도보로 이동하여 재판을 받았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상 담당교도관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구성하는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br/>
국가배상법 제2조,민법 제751조,행형법 제1조의3<br/>
【원고, 항소인】 <br/>【피고, 피항소인】 대한민국<br/>【제1심판결】 부산지법 2008. 7. 29. 선고 2008가소209899 판결<br/>【변론종결】2008. 11. 20.<br/>【주 문】<br/> 1.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br/>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br/><br/>【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10. 2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2007. 7. 26.자 불법행위와 아래 원고의 주장 중 (2)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배배상청구를 각 추가하고, 지연손해금 부분 청구를 감축하였다].<br/>【이 유】 1. 기초 사실<br/> 가. 원고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치상) 등 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안양교도소에 복역중 2006. 7. 20. 안양교도소장을 상대로서울행정법원 2006구합26356호로 안양교도소 기결 독거실 현황 및 독거실수 등의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며 정보비공개결정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br/> 나. 원고는 2006. 10. 25. 15:00로 지정된 변론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대형호송버스를 타고 서울법원종합청사 내에 있는 구치감에 도착하여 구치감에서 대기하였고, 안양교도소 출정사무과 교위소외 1은 재판시간에 맞춰 원고를 청사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잔디광장 사이 길과 운동장 옆길을 통과하여 서울행정법원까지 약 300m를 도보로 이동하였다. 도보 이동 당시 원고는 기결수용복을 입고 수갑을 찬 상태였으며, 수갑이 채워진 손목 부위는 수건으로 가려져 있었다.<br/> 다. 원고는 행정법원에 도착하여 법정에서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원고석에 착석하여 변론을 하였고, 재판을 마친 후 다시 도보로 구치감으로 돌아왔다.<br/> 라. 한편, 원고는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소34243호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바, 2007. 7. 26. 11:00로 지정된 변론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서울법원종합청사 내에 있는 구치감에 도착하여 대기하다가, 서울구치소(원고는 안양교도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것으로 보인다) 출정사무과 교위소외 2가 재판시간에 맞춰 원고를 청사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잔디광장 사이 길과 운동장 옆길을 통과하여 민사법원 북관까지 약 400m를 도보로 이동하였다. 도보 이동 당시 원고는 기결수용복을 입고 수갑을 찬 상태였고 재판을 마친 후 마찬가지로 도보로 구치감으로 돌아왔다.<br/> 마. 위 행정사건은 소의 이익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06. 11. 8. 각하 판결이 내려졌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다가 소를 취하하였고, 위 민사사건은 2007. 8. 16. 원고 패소 판결이 나고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다.<br/> [인정 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br/> 2.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br/> 가. 원고의 주장<br/> (1) 안양교도소 출정사무과 교위소외 1과 서울구치소 출정사무과 교위소외 2는 각각 2006. 10. 25.과 2007. 7. 26.에 원고를 도보로 호송할 때 계호근무준칙 제270조 제2항, 제271조 제4호,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 제45조 제1항 등에 따라 원고에게 모자, 마스크, 수건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기결수용복을 입은 상태에서 포승으로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원고의 모습이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위반하였다.<br/> (2) 또한, 위 행정사건의 재판장이 담당교도관에게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수갑을 일시 해제할 것을 명령 또는 권고하였으나 담당교도관들이 재판장의 명령에 불응하였는바 이는 담당교도관이 계호근무준칙 제273조 제4호를 위반하였다.<br/> (3) 교도관들의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심한 수치심, 모욕감, 모멸감 등을 느꼈고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정한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의 존중 조항 등을 침해당하였다.<br/>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위자료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br/> 나. 관련 규정<br/> ㆍ행형법 제1조의3<br/> 이 법을 집행함에 있어서 수형자 또는 미결수용자의 기본적 인권은 최대한으로 존중되어야 하며, 국적·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한 수용자의 차별은 금지된다.<br/> ㆍ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1955년 국제연합 범죄방지 및 범죄자처우회의에서 채택) 제45조 제1항<br/> 피구금자를 이송할 때에는 가급적 공중의 면전에 드러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며 모욕, 호기심 및 공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여야 한다.<br/> ㆍ 계호근무준칙(법무부 훈령)<br/> 제270조 제2항<br/> 출정수용자가 복장을 단정히 하도록 지도하고, 출정과정에서 수용자의 명예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br/> 제271조<br/> 출정중인 수용자를 법정 또는 검사조사실 등으로 동행할 때에는 계구를 사용하고 다음 각 호에 유의하여야 한다(중략).<br/> 3.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전에 지정된 호송통로를 이용하여야 한다.<br/> 4. 수용자 동행중에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여야 하고, 지정통로에 통행하는 사람이 많은 때에는 양해를 구하여 외부인 통행을 일시 차단한 후 동행하여야 한다(후략).<br/> 제273조<br/> 법정근무자는 수용자가 법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규율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에 유의하여야 한다(중략).<br/> 4. 재판에 임하는 수용자에 대하여는 계구를 해제하고 재판이 종료되는 즉시 계구를 사용하여야 한다. 다만, 재판진행중 도주 등의 우려가 현저한 수용자는 사전에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계구를 사용한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도록 하여야 한다.<br/> 다. 판 단<br/> 먼저 위 (1)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 위와 같이 도보로 이동할 당시 원고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실제로 노출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이유에는 단순히 정황상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 노출되었을 것이라고만 추측하고 있고, 피고는 인적이 드문 경로로 호송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출되었다는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br/> 정황상 원고가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수치심 등을 느꼈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1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행정법원이나 민사법원 북관에 별도의 구치감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당시 법원 내에서 대형버스가 지나갈 도로 여건이 되지 않았으므로 담당교도관으로서는 도보 이동이 불가피하였던 점, ② 원고는 법원 내에서만 도보로 이동하였고 그 거리도 약 300m 내지 400m에 불과하였던 점, ③ 원고는 타의에 의하여 형사재판을 받은 것이 아니라 본인이 적극적으로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위와 같이 법원으로 가게 되었으므로 어느 정도의 노출은 예상할 수 있었던 점, ④ 교도관들이 모자나 마스크 등을 사전에 준비하여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관련 규정이 없었고, 도보 이동 당시 원고가 교도관에게 모자나 마스크의 지급을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이 있다고 하여 당시 원고를 호송한 담당교도관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구성하는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br/> 다음으로 위 (2)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당시 재판장이 수갑을 일시 해제할 것을 명령 또는 권고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br/> 오히려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당시 재판장은 원고를 계호하던 담당교도관에게 수갑을 채운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이유가 있는지 물은 사실, 담당교도관은 원고가 건장한 체격에 특정강력범으로 지정된 수용자고 형사법정과 달리 계호가 취약하여 수갑을 찬 채 재판을 진행하였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 그 뒤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재판이 그대로 진행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당시 재판장도 원고에 대한 계구 사용을 수긍하였다고 볼 수 있고, 여기에 공판정에서 신체구속금지를 명문으로 선언한 형사소송법에서도 일정한 경우 피고인의 신체구속을 허용하고 있는 점, 계호근무준칙 제273조 제4호 단서에서도 일정한 경우 계구사용을 허용하고 있는데 법정에서 신체구속금지를 명문으로 선언하고 있지 아니한 행정소송에서 형사소송에 비하여 계구사용의 허용범위가 좁다고는 볼 수 없는 점을 고려하고, 원고는 이 사건 이외에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여러 법원에 민사소송, 행정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 상황에서, 담당교도관으로서 원고가 재판진행중 도주 등의 우려가 현저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까지 종합해 볼 때, 담당교도관의 위와 같은 행위를 위법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br/> 3. 결 론<br/>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2006. 10. 25.자 호송행위가 불법행위임을 이유로 한 원고의 당초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판사 문형배(재판장) 김정우 최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