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도1962
[1]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의 의미<br/>[2] 횡령행위에 대하여 필요한 입증의 정도<br/>[3] 재단법인의 자금을 인출하여 재단이사장과 이사들의 명의로 금융기관에 예치·보관한 것이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을 채증법칙 위반 등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br/>
[1]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한다.<br/> [2]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br/> [3] 재단법인의 자금을 인출하여 재단이사장과 이사들의 명의로 금융기관에 예치·보관한 것이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을 채증법칙 위반 등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br/>
[1] 형법 제356조 / [2] 형법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3] 형법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08조<br/>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 인<br/>【상 고 인】 피고인들<br/>【변 호 인】 변호사 이정락 외 1인<br/>【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7. 8. 선고 92노1145, 94노1957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피고인들의 국선 및 사선 변호인들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br/> 1. 피고인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br/> 이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공소외 1 재단법인(이하 재단이라고 한다)의 이사장이고, 피고인 2는 재단의 감사로 재단의 자금 관리업무 등에 종사하던 자로서, 재단의 묘지 분양대금 등 수입금을 가공의 경비를 지출하는 방법으로 인출하여 착복할 마음을 먹고 공모하여, 1990. 1. 24.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빌딩 10층의 재단 사무실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에게 묘역 조성비로 금 94,620,000원을 지급한 것처럼 위 회사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비치하고 피고인 등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재단의 수입금에서 금 94,620,000원을 인출하여 피고인 명의 등의 통장에 입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별지 기재와 같이 그 때부터 1990. 10. 31.까지 12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합계 금 1,779,300,000원을 인출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다.<br/> 원심은, 위와 같은 재단 자금의 인출행위는 재단 이사회의 의결사항임에도 피고인들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재단 사장 공소외 3, 경리직원 공소외 4, 공소외 5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 회사 등 거래처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지출결의서 및 경리장부를 작성하게 하고, 해당 금원이 재단으로부터 거래처에 지급되게 한 다음 그 지급액을 반환받는 방법으로 재단으로부터 합계 금 1,779,300,000원을 인출하고, 그와 같이 과다계상된 지출액을 토대로 산출된 세액만을 1989년도 법인세 등으로 납부하였으며, 피고인 1은 전임 이사장 공소외 6으로부터 자금 인출에 대한 항의를 받고 1990. 11. 12. 위 인출금에서 거래처에 지급한 부가가치세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 1,659,986,684원을 재단에 납입하고, 탈루한 1989년도 법인세 및 방위세 합계 금 936,949,073원을 수정신고, 납부한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다음, 위 인출금은 피고인들이 재단의 비자금으로 조성하여 재단을 위하여 보관하여 온 것이지 이를 횡령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1은 위 인출금을 재단 이사인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의 각 명의로 개설한 예금통장 9개와 피고인 1 명의의 예금통장 7개에 분산 입금하여 사장이나 경리직원 모르게 관리함으로써 그 돈의 처분에 대하여 재단으로부터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재단의 다른 임직원들이 이를 추적할 수도 없는 상태에 있었고, 또한 위 인출금을 보관하였다는 예금통장의 내역 등에 관한 피고인 1의 진술내용이 일관되지 아니하여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고 달리 인출금의 행방 및 유통과정을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도 미흡하므로, 결국 피고인들은 조세포탈의 목적을 아울러 달성하기 위하여 재단의 공금을 재단의 승인 없이 인출한 것이고 그 인출금은 재단의 관리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설령 피고인들이 인출금을 사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인출시에 이미 이를 재단의 자금이 아닌 피고인들의 소유인 양 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표현된 것이라고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br/> 그러나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는 것이고(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2911 판결 참조),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은 위 인출금을 자신과 이사 3인의 명의로 비록 전기간에 걸쳐 전액을 예치한 것은 아니더라도 이를 금융기관에 예치하여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피고인들의 자금 인출행위가 그 인출금을 재단의 자금으로 별도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법영득의사의 실행으로 한 것이고, 그 결과 위 예치금도 재단을 위하여 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거에 의하여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br/> 그런데 원심이 그 인정 사실을 토대로 판단한 바를 살펴보면, 우선 피고인 1이 인출금을 관리하고 있던 상황을 재단의 다른 임원이나 경리직원들이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자금을 관리한 자가 재단의 자금관리를 최종적으로 관장하는 재단 이사장인데다가 그 인출금을 이사장 자신을 위한 불법영득의사로써 관리하고 있음이 달리 입증되지 아니한 경우라면 그 자금은 여전히 재단의 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위 인출금이 재단의 관리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며, 또 자금 인출행위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거나 거기에 조세포탈의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등은 어느 것이나 피고인들에게 인출금을 불법영득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로 삼기 어려운 사정이라 할 것이다.<br/> 다만, 피고인 1이 인출금을 재단의 자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자금의 유통과정과 분산보관의 내역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이 인출금을 자신의 소유와 같이 취급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만한 사정이 된다고는 하겠으나, 한편 피고인들의 주장을 그 제출한 자료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우선 이 사건 범행일은 1990. 1. 초순 피고인 1이 재단 운영을 맡은 직후인 1990. 1. 24.부터 위 공소외 6으로부터 자금 인출에 대한 항의를 받은 이후인 1990. 10. 31.까지에 걸쳐 있고, 그로부터 불과 12일 후에 인출금 전액을 재단에 도로 납입한 점으로 볼 때 피고인들의 불법영득의사를 쉽게 추단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위 자금 인출행위는 1989년도 법인세신고를 앞두고 전년도에 비하여 급격한 세액신고의 증가를 피하려는 동기에서 시작된 것으로서 개인적인 영득의 목적에서 직접 비롯한 것은 아니며, 위 인출금을 예치보관한 명의자도 재단과 무관한 자가 아니라 재단의 이사장인 자신과 이사 3인이라는 것이고, 또한 피고인 1은 위 보관 중인 인출금을 사적으로 소비한 바 없을 뿐 아니라 이를 재단을 위하여 쓰겠다고 수차례 공언하였으며, 이 자금을 재원으로 하여 묘원 확장을 위한 토지 구입을 비롯한 재단의 신규사업을 검토 및 추진하여 왔다고 주장하면서 위 신규사업의 추진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고(수사기록 제826쪽 이하), 자금 인출에 반대하였던 재단 사장 공소외 3도 위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바(수사기록 제945쪽 이하),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자금 인출행위가 바로 그 인출금 전액에 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br/> 결국, 원심이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업무상횡령에 관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업무상횡령죄에 있어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br/> 2. 피고인 2에 대한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하여<br/>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재단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판시 거래처에 대한 지출액을 과다하게 계상하여 지출한 다음 그 차액을 반환받아 그 금액 상당의 이득을 취하고 재단에 손해를 가한 판시 각 업무상배임의 범죄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신빙성이 없는 증거를 채용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br/>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은 고소인 공소외 6이 재단 본사무소의 소재지이며 이 사건 물품의 납품과 바위 제거공사가 이루어진 천안지역을 관할하는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고소를 제기함으로써 위 천안지청에서 적법하게 수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고, 그 밖에 소론과 같이 그 수사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되었다고 볼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br/>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될 수밖에 없는바,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위 죄와 판시 각 업무상배임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한다 하여 1개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송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