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정보주체의 명확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가 쟁점이 된 사례입니다. 법원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한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김희영(기소), 박경화(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이재열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3. 27. 선고 2023고정184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수집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하였고, 개인정보 누설로 인한 각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은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들은 사전에 자신의 동·호수와 실명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동·호수와 실명을 게시한 행위는 개인정보의 누설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의 행위가 개인정보의 누설에 해당하더라도,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의 행위가 개인정보 누설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성명, 동·호수,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후 이를 이용해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하였는데, 위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주민들은 별도의 대화명을 사용하였고 자신의 실명이나 동호수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런데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4가 위 단체대화방에서 피고인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게시하자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의 의견을 단순히 반박하거나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실명과 동·호수까지 함께 게시하였던 점, ③ 동과 실명만으로 상대방이 누구인지 충분히 특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더 나아가 호수까지 모두 공개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공소외 4는) 주민 일을 하다가 다른 목적을 위해 관리소장과 한 패가 된 사람인데 자꾸 시비를 걸고 관리소장의 대리인으로 들어온 사람이라서 분란을 일으킬 것이면 주민들을 위해서 나가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였다고 판단되고 당시 피고인에게 개인정보 누설의 고의기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사전 동의 없이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게시함으로써 이를 누설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2021. 3.경 및 2022. 4.경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4를 포함한 △△△단지아파트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 보상과 관련한 조정 신청, 국가기관 탄원, 카카오톡 대화방 개설 등에 대한 동의서 작성을 요청하였고, 피해자들은 동의서에 자신의 실명, 동·호수,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고 서명 또는 날인하였다. 피고인은 동의서에 기재된 주민들의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카카오톡 대화방을 개설하였다. ② 2022. 4.경 작성된 동의서 중 일부는 "피해금 4억3천5백 주민에게 돌려주라 서명부"라는 표제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카카오톡 대화방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일부는 표제 바로 하단에 "△△△단지 1,600세대 카톡방 초대 및 운영에 동의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동의서의 문언 및 앞서 본 동의서 징구의 주된 취지나 전후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주민 피해보상 업무에 이용할 의사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도 피고인의 주민 피해보상 업무 내지 그에 수반하는 카카오톡 대화방 운영을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동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대화방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을 게시하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주민 피해보상 업무와 무관하게 피해자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하였다. 이는 피해자들이 사전에 동의하지 않은 목적과 방법에 의한 개인정보 누설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피고인의 개인정보 누설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③ 피고인은 당심에서 피해자들이 성명과 동·호수의 공개 및 사용에 동의하였다고 주장하며 동의서 및 안내문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동의서와 함께 주민들에게 제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안내문에는 ㉠ 카카오톡 대화방 개설을 위한 전화번호 작성을 요청하는 내용, ㉡ 동·호수·성명을 사용한 주민 의견수렴, 공지사항, 결산보고, 기타 업무에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 ㉢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제출 및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주민들의 성명, 주소(동·호수),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및 사용한다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안내문과 동의서의 작성 목적 및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피해자들은 자신의 동·호수 및 실명 등의 개인정보가 ‘주민 피해보상 업무와 관련된 의견 수렴, 공지사항, 결산보고, 기타 업무’에 이용되는 한에서만 위 정보의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의견을 지적하거나 반박할 목적에서 피해자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한 행위는 주민 피해보상 업무와 관련된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 안내문에 기재된 "의견 수렴, 공지사항, 결산보고, 기타 업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고, 주민 의견수렴을 위하여 동·호수·성명을 사용하여 달라는 부분은 ‘협조’ 요청일 뿐 의무적인 사항도 아니므로,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의 사전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4는 모두 카카오톡 대화방 내에서 가명(◇◇◇, ‘, ?)을 사용하였다. 공소외 4는 피고인이 주민들의 동·호수 및 실명을 명시하여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위법한 개인정보의 유출에 해당한다는 점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지적한 바 있고, ‘피고인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자신의 동·호수와 실명을 허락 없이 마음대로 공개하였다’는 내용을 기재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사실 확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보더라도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공연하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게시하는 행위를 사전에 양해한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카카오톡 대화방이 개설된 후 대화방에 참여한 주민들로부터 실명과 동·호수 사용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원심 및 당심에서 제출한 자료들을 살펴보더라도 일부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의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실명과 동·호수를 명시하거나 다른 주민을 대화방에 초대하면서 해당 주민의 실명과 동·호수를 언급하거나, 피고인의 공지에 따라 찬조금을 납부한 주민의 실명과 동·호수가 카카오톡 대화방에 게재되는 등의 내용이 확인될 뿐이다. 이와 같이 일부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실명과 동·호수를 밝히거나 특정한 상황 하에서 다른 주민의 실명과 동·호수를 언급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참여한 주민들 사이에서 자신의 실명과 동·호수를 제한 없이 공개하기로 하는 취지의 일반적인 동의나 양해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다. ⑥ 피고인은 공소외 4의 실명을 ☆☆☆으로 잘못 명시하였으므로 공소외 4의 개인정보를 누설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단지아파트 주민들이 속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소외 4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4의 동·호수와 함께 일부 오기가 있는 공소외 4의 성명(☆☆☆)을 공개한 이상, 대화방 참가자들이 객관적으로 공소외 4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공소외 4의 개인정보를 누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나.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개인정보를 누설하게 된 경위, 내용과 방법,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그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긴급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워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것은 사회상규 개념을 가장 기본적인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이를 명문화한 것으로서 그에 따르면 행위가 법규정의 문언상 일응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보이는 경우에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생활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1983. 2. 8. 선고 82도357 판결,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한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소음 피해보상 업무와 관련하여 정보를 전달하거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목적에서 피해자들의 실명 및 동·호수를 게시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피해자들을 지적하거나 반박할 목적에서 피해자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하였다[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공소외 4는) 주민 일을 하다가 다른 목적을 위해 관리소장과 한 패가 된 사람인데 자꾸 시비를 걸고 관리소장의 대리인으로 들어온 사람이라서 분란을 일으킬 것이면 주민들을 위해서 나가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개인정보 누설 행위가 그 위법성을 상쇄할 정도로 정당한 동기나 목적 아래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인은 대화 상대방을 지칭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동·호수와 실명을 언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실명만을 언급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상대방의 지칭이 가능하였고, 대화의 전후 맥락상 피고인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상대방의 지칭이나 특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동·호수와 실명을 공개한 행위는 목적 달성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목적 달성을 위해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거나 그것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③ 피고인 외에 다른 주민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자신이나 다른 주민의 동·호수와 실명을 거론하며 대화하였다는 점이나, 이 사건 범행 이후에 일부 피해자들이 자신은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탄원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주민 피해보상을 위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누설하였으므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원심판결 선고 이후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3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피고인이 누설한 개인정보의 수가 많지 않고 피해자들과 언쟁하는 과정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위 제4항에서 살펴본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지선(재판장) 소병진 김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