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업무에 이용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으며, 정보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처리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함을 재확인하였습니다.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안홍균(기소), 김형아, 송미루, 신영민, 이지은, 권태환(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강남 외 1인 【원심판결】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0. 11. 3. 선고 2020고단40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1.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정보 중 ‘공소외인이 골프장 예약 및 이용 등과 관련하여 골프장이나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보호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피고인 2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로서, 이 사건 정보 전체는 피고인 2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파기 여부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기존 공소사실을 별지1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그런데 변경된 주위적 공소사실은 기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들의 ‘개인정보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공소장의 문구를 사실관계에 부합하게 일부 정정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미치지는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지는 아니하고, 별지1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기존 공소사실을 경정하기로 한다. 3. 경정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가.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별지1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나. 관련 법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제71조 제5호는 "제59조 제2호를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이 금지 및 행위규범을 정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를 규범준수자로 하여 규율하면서도, 제8장 보칙의 장에 따로 제59조를 두어 ‘개인정보처리자’ 외에도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를 의무주체로 하는 금지행위에 관하여 규정한 이유는 개인정보처리자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개인정보 침해행위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여 사생활의 비밀보호 등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려 함에 있으므로, 여기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의 적용대상자인 제59조 제2호 소정의 의무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제2조 제5호 소정의 ‘개인정보처리자’ 즉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에 한정되지 않고, 업무상 알게 된 제2조 제1호 소정의 ‘개인정보’를 제2조 제2호 소정의 방법으로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8766 판결 참조). 여기에서 "업무상 알게 된 제2조 제1호 소정의 개인정보"란, ①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는 개인정보처리자 이외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의 개인정보 침해행위를 금지하고자 하는 규정으로서, 제1호에서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규정함으로써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의 개인정보취득 및 처리 과정에서의 개인정보침해행위를, 제3호에서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훼손, 멸실, 변경, 위조 또는 유출하는 행위"를 규정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의 개인정보 처리 과정에서의 권한 남용행위를 금지하면서, 제2호에서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위 제2호의 규정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범하기 쉬운 개인정보침해행위 중 제1, 3호에 의하여 포섭되지 못한 개인정보 누설 등과 관련된 부분을 금지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이는 점, ②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 외의 사람에 대하여는 개인정보 누설 등과 관련한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③ 형사 관련 법규에서 ‘업무’란 통상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고, 여기서 ‘사무’ 또는 ‘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활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사람이 그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사회적 활동"의 의미하여 그 범위가 매우 넓은 상황에서, 위 제2호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담당한 모든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일체의 개인정보로 해석할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라는 신분을 가진 자에 대한 개인정보 누설행위에 대한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아닌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한 경우에는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는 것과 형평이 맞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2호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그 업무 즉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개인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담당한 모든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일체의 개인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9. 1. 10. 선고 2018노2498 판결 참조).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인은 2018. 3. 17.경 피고인 2가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 방문하여 기기변경 방식으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하였는데, 종전에 사용하던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를 피고인 2에게 쓰라고 건네주었다는 피고인 2의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 취득 경위를 고려할 때, 그 단말기에 저장된 이 사건 정보는 피고인 2가 공소외인의 휴대전화 기기 변경을 기화로 취득하게 된 정보라고 할 수 있을 뿐, 피고인 2가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개인정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라.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바와 같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신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매하러 찾아온 공소외인으로부터 건네받은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보관함으로써 공소외인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2가 공소외인에게 신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한 것은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피고인 2의 업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①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이루어지는 휴대전화 판매행위는 크게 번호이동, 기기변경, 신규가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사건과 같은 기기변경 방식의 휴대전화 판매행위에는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의 반환이 수반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 2가 공소외인에게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자신에게 건네줄 것을 요청하였거나 공소외인으로부터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에 남아있던 이 사건 정보를 파기하는 비용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③ 공소외인의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건네받으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예정한 별도의 개인정보 수집·보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점, ④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에 남아있던 공소외인의 개인정보를 파기하는 것은 신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한 피고인 2가 호의관계에서 부담하는 단순한 협조의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2가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에 남아있던 공소외인의 개인정보를 보관한 것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였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이 사건 정보도 피고인 2가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개인정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가. 공소장변경에 따른 심판대상의 추가 검사는 당심에서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적용법조에 ‘피고인 1, 피고인 3: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6호, 제59조 제3호, 형법 제31조 제1항, 제30조, 피고인 2: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6호, 제59조 제3호’, 공소사실에 별지2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 별지2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는 금지행위의 주체를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로 제한하고 있다. 피고인 2가 공소외인의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에 남아있던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보았으므로, 피고인 2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의 주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2)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3호에는 동조 제2호와는 달리 ‘업무상 알게 된’이라는 문구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라는 제59조의 주체 제한에 이미 개인정보 처리업무에의 종사가 전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동조 제3호 전단에 ‘정당한 권한 없이’,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라는 구성요건까지 추가되어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3호의 ‘개인정보’에 업무와 무관하게 우연히 취득하게 된 정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점에서도 피고인 2가 취득한 공소외인의 구형 휴대전화 단말기 속 개인정보에까지 동조 제3호가 적용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3) 결국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 2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3호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고, 정범이 성립하지 않는 이상 교사범인 피고인 3, 피고인 1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2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로서 공소외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였고, 피고인 3, 피고인 1이 이를 교사하였다는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항소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예비적 공소사실과 동일체의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면 족하므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3068 판결 등 참조)]. 판사 심현근(재판장) 김정환 윤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