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이용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처리는 위법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검 사】 이원모(기소), 오흥식(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주광기 【주 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범죄사실】 피고인 1(상고심의 피고인이 피고인 1로 비실명 처리됨)은 대전 서구 (이하 생략) △△△ 아파트의 동대표 회장이고, 피고인 2(상고심의 공소외인이 피고인 2로 비실명 처리됨)는 위 아파트의 관리소장이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20. 6. 16.경 대전지방법원 2020카합37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및 동대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하여, 정보 주체인 입주자들의 서면 등의 동의를 전혀 받지 않고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관 중이던 ‘세대 주, 직업, 차량번호, 가족 사항, 세대원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등의 개인 정보가 기재된 공소외 2(남, 74세) 외 583명의 입주자 카드를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도록 대전지방법원에 증거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 【증거의 요지】1.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 작성 사실확인서 1. 고소장에 첨부된 입주자카드, 사건검색결과, 서면동의서, 동의철회 확인증 【법령의 적용】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형법 제30조(개인정보 제3자 제공의 점, 벌금형 선택),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개인정보 누설의 점, 벌금형 선택) 1. 상상적 경합 각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1.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 ①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각호는 개인정보의 목적 외 사용을 허용하는 예시규정이고, 그 중 제8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관련된 규정이어서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인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고, ② 피고인들은 위 가처분 사건의 재판부로부터 세대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석명을 받고 법률자문을 거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입주자 카드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였기 때문에 법 위반의 범의가 없었으며, ③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개인정보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출될 염려도 없고, ④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등 위법성이 없는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들은 무죄이다. 2. 판단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입법목적으로 하여(제1조),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거나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 내인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되(제17조 제1항), 개인정보처리자가 목적 범위를 초과하여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제18조 제1항), 예외적으로 목적 외의 용도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면서(제18조 제2항) 그 중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18조 제2항 제8호)의 적용대상을 공공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제18조 제2항 단서). 위와 같은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취지 및 규정체계에 비추어 보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각호는 개인정보처리자를 수범자로 하여 개인정보의 목적 외 제공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열거한 조항이고, 그 중 위 제18조 제2항 제8호에 해당하려면 개인정보처리자가 공공기관이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앞서 본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비록 피고인들이 재판부로부터 석명을 받아 입주자 카드를 증거로 제출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각호에 의하여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위와 같은 경우 피고인들은 민사소송법 제294조, 제352조가 정하는 ‘문서송부의 촉탁’ 등을 신청함으로써 필요한 한도 내의 자료를 적법하게 증거로 제출할 수 있었음에도(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개인정보의 목적 외 제공이 허용될 것이다) 이를 하지 않은 채 만연히 위 가처분 사건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까지 기재된 입주자 카드를 그대로 법원에 제출한 점, ③ 피고인들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은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유출’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여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의 염려가 없다는 사정은 범죄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 ④ 피고인들이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아 위 행위가 법률상 허용되는 것으로 오해하였더라도 이는 법률의 부지와 유사한 것에 불과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에게 범의가 없었다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들에게 입주자 카드를 그대로 제출했어야 할 긴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는 개인정보처리자로서,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1이 이종 범행으로 받은 벌금형 외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2가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들의 범행 경위, 그 밖에 피고인들의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을 통해 알 수 있는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차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