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노300
【피 고 인】 피고인<br/>【항 소 인】 피고인<br/>【검 사】 박형건(기소), 김은정(공판)<br/>【변 호 인】 변호사 유택<br/>【원심판결】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20. 2. 18. 선고 2019고단507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을 파기한다.<br/> 피고인은 무죄.<br/>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br/><br/>【이 유】1. 항소이유의 요지<br/>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br/>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화물차를 운전한 사실은 있으나, △△ 부근 삼거리에서 공소외인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한 이후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소주(360㎖) 1병에 복숭아 음료 1캔을 섞어 마셨을 뿐 운전을 할 당시에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이 사건 당일 측정된 음주수치(0.169%)는 위 소주 1병으로 인한 것일 뿐임에도, 운전 이후 마신 소주 1병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가 0.115%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br/> 나. 양형부당<br/> 원심의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br/>2. 판단<br/> 가. 공소사실의 요지<br/> 피고인은 2019. 9. 10.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달 18.경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19. 7. 20. 16:25경 정읍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부터 (주소 2 생략)에 있는 △△ 부근 삼거리에 이르기까지 약 60m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5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번호 생략) 5톤 화물차량을 운전하였다.<br/> 이로써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하였다.<br/> 나.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운전을 종료한 이후 마신 술의 종류와 양,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54%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br/> 다. 당심의 판단<br/> 1) 관련 법리<br/>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성립 여부의 판단에 필요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는 데 있어 운전한 직후에 운전자의 혈액이나 호흡 등 표본을 검사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을 사용하여 수학적 방법에 따른 계산 결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방법도 허용된다. <br/> 그리고 일반적으로 범죄 구성요건 사실의 존부를 알아내기 위하여 과학공식 등의 경험칙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법칙 적용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에 관하여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고, 그 증명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학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도움 등을 받아야 하며, 만일 그 공식의 적용에 있어 불확실한 점이 남아 있고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한다면 그 계산결과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널리 알려진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대입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으므로 그 계산결과는 유죄의 인정자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도5393 판결 등 참조). <br/> 2) 이 사건의 경우 <br/>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경찰관은 2019. 7. 20. 16:53경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는 112 신고를 받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 부근 삼거리에 도착하여, 17:20경 피고인에게 호흡측정 방식으로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69%로 측정된 사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소주(360㎖) 1병에 복숭아 음료 1캔을 섞어 마신 사실(이하 ‘후행 음주’라고 한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차를 운전하기 전에 마신 음주량에 관한 자료는 없다.<br/> 즉, 이 사건은 피고인이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다시 음주를 한 뒤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된 경우이다. 이에 대하여 수사기관은 위 음주 측정치 0.169%에서 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후행 음주량 360㎖(농도 0.17%), 체내흡수율을 0.7로, 위드마크 상수를 0.52으로 하여 산정한 결과인 0.110%[(술의 양 360㎖ × 알코올농도 0.17 × 알코올비중 0.7894 × 체내흡수율 0.7) ÷ (피고인의 체중 59㎏ × 위드마크 상수 0.52 × 10)]와 ② 2019. 9. 24. 19:05~19:10 사이에 피고인에게 위 후행 음주와 동일한 방식으로 소주 1병에 복숭아 음료 1캔을 섞어 마시도록 한 뒤 같은 날 19:45~19:49 사이에 측정된 음주수치인 0.115%(이하 ‘2019. 9. 24.자 혈중알코올농도’라고 한다) 중에서 피고인에게 보다 더 유리한 0.115%를 후행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증가분으로 추정하여 이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54%로 추정하였다.<br/> 통계적으로 위장의 포화 정도에 따라 10% 내지 30%의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알코올의 체내흡수율은 70% 내지 90%로 보아야 하고, 성인 남자의 위드마크 상수는 0.52 내지 0.86이다. 일반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함에 있어서 체내흡수율을 0.7로 적용하는 것은 위와 같은 통계 수치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음주 측정치에서 후행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증가분을 공제하여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그 증가분을 산정할 때 체내흡수율을 0.7로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피고인에게 가장 불리하고, 피고인의 신체적 조건 등이 위 수치를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체내흡수율 0.7을 적용하여서는 안 되고,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체내흡수율 0.9, 위드마크 상수 0.52를 적용하여야 한다.<br/> 위와 같은 전제에서 이미 알려진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체내흡수율(0.9)과 위드마크 상수(0.52)를 적용하고 피고인의 후행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증가분을 계산하면 0.141%[술의 양 360㎖ × 알코올농도 0.17 × 알코올비중 0.7894 × 체내흡수율 0.9) ÷ (피고인의 체중 59㎏ × 위드마크 상수 0.52 × 10), 소수점 넷째 자리 이하 버림]가 되고, 위 수치는 피고인에 대한 2019. 9. 24.자 음주측정 실험결과인 0.115%보다 피고인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단속 당시 측정치 0.169%에서 위와 같은 혈중알코올농도 추정 증가분 0.141%를 공제하면, 이 사건 운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는 0.028%(= 0.169% - 0.141%)가 되는바, 이러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기준치인 0.03%에 미치지 아니한다(혈중알코올농도는 체질, 음주한 술의 종류와 음주속도, 음주시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바, 2019. 9. 24.자 혈중알코올농도가 피고인으로 하여금 후행 음주와 같은 종류의 술을 마시게 한 후, 후행 음주 이후 피고인에 대한 호흡측정을 할 때까지 경과한 시간과 비슷한 시간이 지난 후 피고인에 대하여 이루어진 호흡측정 결과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술의 종류와 음주속도를 제외한 다른 조건, 즉 이 사건 범행 당일 피고인이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양, 식사 시각 등의 조건도 유사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2019. 9. 24.자 혈중알코올농도가 위드마크를 적용하여 계산한 후행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인 0.141%보다 정확한 수치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br/> 사정이 이와 같은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br/>3. 결론<br/>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br/>【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2.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앞서 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br/><br/>판사 김유랑(재판장) 기희광 박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