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에 허락 없이 사과나무를 심은 사람이 그 나무에서 사과를 딴 행위가 재물손괴나 횡령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것은 나무의 본래 용법에 따른 사용일 뿐 나무 자체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며, 땅 주인과 사과를 따간 사람 사이에 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신뢰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시사항
재물손괴죄의 성립요건 및 영득죄와의 구별 /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본래의 용법에 따라 무단으로 사용·수익하는 행위가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횡령죄의 구성요건 중 ‘보관’의 의미(=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 / 횡령죄의 성립에 필요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위탁관계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피고인이 피해자 甲이 다른 사람과 공동소유하는 토지에 권원 없이 사과나무 등 과수를 식재하고 2021. 10.경 및 2022. 10.경 두 차례에 걸쳐 사과를 수취하여 사과나무를 손괴하거나 사과를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사과나무의 천연과실인 사과를 수취하는 것은 원물인 사과나무를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므로 사과나무의 효용 자체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사과나무를 점유하는 피고인과 甲 사이에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위탁신임관계가 형성되어 피고인에게 사과나무의 과실인 사과를 甲을 위하여 그대로 보관·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사과나무에 대한 재물손괴죄와 사과에 대한 횡령죄가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