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전주지법 2025. 9. 23. 선고 2024노5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8. 5.경부터 2020. 8.경까지 차량가액이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과 소득환산액의 합계액을 의미한다. 이하 같다)으로 산입되는 토스카 자동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를 상용하였음에도 차량 사용 현황을 피해자 익산시에 고지하지 않은 채 생계급여 및 주거급여를 송금받아 편취함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았다.
2. 이 사건 고시 개정 및 원심의 판단
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6조의3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4 제1항의 위임에 따른 보건복지부고시 「자동차의 재산가액 산정기준과 재산가액에서 차감하는 기본재산액 및 부채」(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3조는 소득환산액 산정에서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는 자동차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있다.
쟁점 공소사실 위반행위 당시 시행되던 이 사건 고시 제2019-317호(이하 ‘이 사건 종전 고시’라 한다) 제3조는 ‘배기량 1,600cc 미만으로 연식이 10년 이상인 자동차’에 한하여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반행위 이후 2021. 1.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고시 제2020-302호 제3조는 주거급여에 관하여 ‘배기량 2,000cc 미만으로 연식이 10년 이상 또는 차량가액이 500만 원 미만인 자동차’에 대하여도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고, 2025. 1.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고시 제2024-265호 제3조는 생계급여에 관하여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고시 제2020-302호, 제2024-265호(이하 ‘이 사건 개정 고시’라 한다) 제3조는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는 자동차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다만 이 사건 고시는 이에 관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나. 원심은 쟁점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사기 및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49조 제1호 위반행위 이후 이 사건 개정 고시 제3조에서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는 자동차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하 ‘이 사건 고시 개정’이라 한다)이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더라도, 이 사건 고시 개정은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이 아니고,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지 아니하는 등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이러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규정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형벌법규가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등 행정규칙·행정명령, 조례 등(이하 ‘고시 등 규정’이라 한다)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이러한 고시 등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형벌법규와 결합하여 법령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그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졌다면 마찬가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쟁점 공소사실 중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위반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 개정은 형벌법규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 형벌법규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49조 제1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급여를 받게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이때 ‘급여’의 수급자격은 형벌의 전제가 되는 사항에 해당한다.
2) 한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은 ‘수급권자 및 수급자’를 "이 법에 따른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급여’를 받는 사람"으로 정의하고(제2조 제1호, 제2호), 수급자격 요건인 소득인정액을 산정하는 기본 방법을 정하면서(제6조의3 제1항, 제2항) 구체적인 범위·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제6조의3 제3항).
3) 그 위임을 받은 같은 법 시행령은 소득환산액 산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한편(제5조의3, 제5조의4), 소득환산액 산정에서 일반재산으로 보는 자동차와 그렇지 않은 자동차의 범위를 이 사건 고시에 위임하고 있고(제5조의4 제1항 제1호, 제3호), 이 사건 고시 제3조는 그 위임에 따라 일반재산으로 보는 자동차, 즉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는 자동차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있다.
4) 위와 같이 이 사건 고시 제3조는 모법이자 형벌법규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49조 제1호와 결합하여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바, 이 사건 고시 개정은 형벌법규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형벌법규 자체의 명시적인 수권 내지 위임이 없었더라도, 같은 법령 내의 정의규정 등을 통해 수권 내지 위임이 이루어진 이상, 이 사건 고시 개정이 ‘다른 법령의 개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쟁점 공소사실 중 사기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 개정은 형벌법규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지 않은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로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
1) 이 사건 고시 개정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자"를 형사처벌하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49조 제1호 위반죄의 보충규범의 변경으로서, 이미 법령 체계 내에서 해당 구성요건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의 변동을 직접 예정하고 있다. 한편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위 구성요건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은 그 의미가 사실상 유사하고, 실제 판례상 유무죄 판단도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수급자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 사건 자동차 사용 현황을 신고하지 아니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취지이다. 이때 피고인들의 수급자격 변동 유무는 사기죄 구성요건인 기망행위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3) 이 사건 고시 제3조는 수급자격 요건 중 하나인 소득환산액 산정에서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는 자동차의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그에 따라 수급자격 변동 유무가 결정되고, 이는 사기죄의 기망행위 해당성을 좌우한다.
4) 결과적으로 이 사건 고시 제3조는 사기죄의 형벌법규와 형식상으로는 다른 법령이나 실질적으로는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보호목적 등을 같이하는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 개정은 사기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고시 개정은 쟁점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형법 제1조 제2항 및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고, 이로써 쟁점 공소사실 위반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때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라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르면, 이 사건 자동차는 배기량이 1,600cc 이상 2,000cc 미만(1,993cc)이고 연식이 10년 이상(2006년식)으로, 행위시법인 이 사건 종전 고시 제3조에 따르면 자동차 소득환산율(월 100%)이 적용되나 재판시법인 이 사건 개정 고시 제3조에 따르면 일반재산으로 취급되어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월 4.17%)이 적용된다. 이와 같은 사정과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생계·주거급여 지급기준 소득인정액과 실제 신고된 소득인정액의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개정 고시 제3조를 적용할 경우 이 사건 자동차의 사용이 피고인들의 수급자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쟁점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수급자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사용 현황을 신고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하므로, 결국 이 사건 고시 개정으로 쟁점 공소사실 위반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원심으로서는 이를 심리한 다음 수급자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면, 쟁점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것으로 보아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라 판결로써 면소를 선고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에 이르지 않고 이 사건 고시 개정이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정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쟁점 공소사실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포괄일죄 또는 상상적 경합범으로 기소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영재(재판장) 오경미 권영준(주심) 엄상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