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9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건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손해보험 주식회사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재영 외 4인)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2. 10. 13. 선고 2022나1293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2, 원고 3, 원고 5 법무법인, 원고 6, 원고 7, 원고 8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의 상고로 인한 비용은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은 자기 소유 차량에 관하여 자기차량손해보험 항목이 포함된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이고, 피고들은 원고들과 상대차량 운전자들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교통사고의 상대차량 운전자들과 사이에 그들을 피보험자로 한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거나 체결하였다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보험자이다.
나. 원고들은 각각 상대차량 운전자들과 과실이 경합하는 교통사고를 발생시켰고 그로 인하여 원고들 소유 차량이 일부 파손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원고들은 원고들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보험자들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나, 아래에서 보는 자기부담금 약정에 따라 산출된 자기부담금 상당액은 보상받지 못하였다.
다. 원고들이 가입한 각 자동차보험 보통약관에서는 자기차량손해의 경우 ‘피보험자동차에 생긴 손해액’과 ‘비용’을 합한 액수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면서, 그 자기부담금의 액수는 대체로 ‘전체 손해액의 20~30%를 기준으로 최소 20만 원부터 최대 50만 원의 범위 내’에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당시 선택한 비율 내지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이하 ‘자기부담금 약정’이라 한다). 같은 약관들에서 보험자대위에 관하여는 통상 ‘보험자는 피보험자 또는 손해배상청구권자에게 보험금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지급한 보험금 또는 손해배상금의 범위에서 제3자에 대한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하고, 다만 보험자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의 손해의 일부를 보상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 권리를 취득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라. 원고들은 각 교통사고로 인하여 원고들 소유 차량에 발생한 수리비 중 자기부담금 상당액이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라고 주장하면서(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다4621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하 ‘이 사건 대법원판결’이라 한다), 이 사건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라 피고들에게 ‘자기부담금 상당액’ 또는 ‘과실비율에 따라 전체 손해액을 안분한 금액’ 중 적은 금액의 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자기차량손해보험 피보험자와 제3자의 쌍방과실이 경합한 자동차사고로 자기차량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쌍방의 과실비율이 확정되기 전에 전체 손해액에서 피보험자의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액수를 자기차량손해보험금으로 지급할 수 있고(이하 ‘선처리 방식’이라 한다), 쌍방의 과실비율이 확정된 후에 이를 반영하여 산정한 손해액에서 피보험자의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나머지만을 위 보험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이하 ‘교차처리 방식’이라 한다).
원고들은 쌍방과실의 자동차사고로 자기차량손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보험자로부터 자기부담금이 공제된 나머지 보험금만을 지급받았으므로 상대방 보험자인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자기부담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위와 같은 경우 피보험자가 제3자를 상대로 공제된 자기부담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자기부담금을 공제하고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지급받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 인정 여부 및 범위(원고 2, 원고 3, 원고 5 법무법인, 원고 6, 원고 7, 원고 8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들은 스스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할 의사로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기차량손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사고 발생 후 그로 인한 손해 중 일부인 ‘자기부담금’을 그 ‘약정’에 의하여 자신들이 부담하게 된 것일 뿐이므로, 이를 모두 이 사건 대법원 판례에서 말하는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가) 상법 제682조 제1항 본문은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라고 하여 보험자대위에 관하여 규정한다. 위 규정의 취지는 피보험자가 보험자로부터 보험금액을 지급받은 후에도 제3자에 대한 청구권을 보유·행사하게 하는 것은 피보험자에게 손해의 전보를 넘어서 오히려 이득을 주게 되는 결과가 되어 손해보험제도의 원칙에 반하게 되고 또 배상의무자인 제3자가 피보험자의 보험금 수령으로 인하여 그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도 불합리하므로 이를 제거하여 보험자에게 그 이익을 귀속시키려는 데 있다(대법원 1990. 2. 9. 선고 89다카21965 판결,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9다216589 판결 등 참조). 피보험자와 보험자 및 제3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위험을 분배하고자 하는 보험자대위권의 규정 취지는 자기부담금 약정이 있는 자기차량손해보험 보험자의 보험자대위 범위 및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를 확정할 때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나) 나아가 손해보험에서의 보험자대위권은 피보험자의 이중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인정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보험자가 대위할 수 있는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의 범위는 보험약관 등에 정함이 있으면 이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고, 정함이 없으면 약관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다100312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의 계약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45777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앞서 본 약관의 내용, 기록 등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자기차량손해보험 피보험자와 제3자의 과실이 경합한 교통사고로 자기차량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에게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선처리 방식’으로 전부 지급한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때 그 대위의 범위는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보험자가 지급한 보험금에 대하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고, 그 범위 내에서 피보험자는 청구권을 상실한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 즉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자기부담금에 대하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피보험자에게 온전히 남아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자기차량손해보험은 본래 피보험자의 과실로 인한 자기차량손해나, 제3자의 과실이 경합한 사고로 발생한 자기차량손해 중 제3자의 대물배상보험 등으로 보상되지 않는 부분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종목이다. 자기차량손해가 피보험자의 과실과 제3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경우에 자기차량손해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피보험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결국 자기차량손해보험의 보험자와 피보험자가 부담하게 된다. 한편 자기부담금 약정은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에 일정 액수 내지 비율의 금액을 보험자가 부담하지 않고 피보험자가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다. 따라서 자기차량손해보험에 포함된 자기부담금 약정은 피보험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부담금 상당액을 보험자에게 직접 청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부담금 중 적어도 피보험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 부분은 최종적으로 피보험자가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본 보험자대위 제도의 취지와 자기부담금 약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험자로부터 자기부담금 상당액을 공제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지급받은 피보험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3자를 상대로 자기부담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 배상책임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자기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에 관하여는 제3자를 상대로 그에 해당하는 배상책임의 이행을 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고 피보험자가 보험자와의 관계에서 자기부담금 상당액을 부담하기로 약정하고도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자기의 책임비율로 인한 손해 부분까지 보상받지 못한 남은 손해액이라고 보아 제3자를 상대로 배상책임을 이행할 것을 청구하여 그 부분에 대한 보험자의 보험자대위를 제한함으로써 결국 이 부분을 보험자에게 부담시킨다면, 피보험자는 이를 통해 보험계약에서 보장한 것 이상의 이익을 누리면서 보험자는 약정한 것 이상을 부담하게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2, 원고 3, 원고 5 법무법인, 원고 6, 원고 7, 원고 8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 부분은 타당하다.
나) 한편 피보험자가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까지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하지 못한다고 볼 이유는 없다. 앞에서 본 것처럼 자기부담금 약정에 따르더라도 자기부담금 중 피보험자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과 달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은 제3자로부터 전보받을 수 있는 부분으로서 피보험자가 반드시 최종적으로 부담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부분에 관하여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더라도 보험자는 여전히 지급한 보험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에 대하여는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으므로, 자기부담금 약정 취지에 반하여 보험자에게 그 부담이 부당하게 전가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보험자는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의 한도 내에서 피보험자를 대위할 뿐 지급하지 않은 자기부담금 상당액까지 포함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의제하여 이를 기준으로 피보험자를 대위할 수는 없으므로,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까지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제3자가 손해배상책임 중 일부를 면탈하는 문제가 발생하여 보험자대위 제도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
다) 이와 같은 보험자대위 제도의 취지와 피보험자와 보험자 및 제3자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기차량손해보험 약관상 자기부담금에 관한 부분과 보험자의 대위 범위에 관한 부분을 객관적·획일적·체계적으로 해석하여 보면,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선처리 방식으로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전부 지급하였을 경우 과실상계 등에 의하여 제한된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에 대한 보험자와 피보험자의 권리는 전체 손해액 중 보험자와 피보험자가 각각 부담한 보험금과 자기부담금의 비율에 비례하여 안분되어, 보험자는 지급한 보험금에 대하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의 범위 내에서 피보험자의 권리를 대위하고, 피보험자는 자기부담금에 대하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합리적이다.
라) 피보험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액이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많을 경우에는 제3자에 대하여 그의 손해배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위 남은 손해액이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그 남은 손해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에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과 위 남은 손해액의 차액 상당액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본 이 사건 대법원판결은, 보험금액이 보험가액에 미달하는 일부보험 사안에서 보험금을 수령하고도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가 있어 이에 대하여 제3자를 상대로 배상책임을 이행할 것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에서 자기부담금 부분은 피보험자가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보험자인 원고 2, 원고 3, 원고 5 법무법인, 원고 6, 원고 7, 원고 8의 ‘자기부담금 상당액’ 또는 ‘과실비율에 따라 전체 손해액을 안분한 금액’ 중 적은 금액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아 위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약관의 해석, 보험자대위 범위 및 자기차량손해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손해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의 손해배상청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한편 선처리 방식의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자기부담금에 관하여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의 정산 등에 관한 내용을 보험약관에 미리 명확하게 기재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는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임을 지적하여 둔다).
4.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 1, 원고 4, 원고 9는 위 원고들이 발생시킨 교통사고의 상대차량 운전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에 해당하는 피고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주식회사 □□□손해보험, ◇◇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로부터 각각 먼저 손해배상금(보험금)을 지급받고 남은 손해액 중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을 자기차량손해보험의 보험자로부터 지급받았고, 위 피고들은 상대차량 운전자의 과실비율에 따라 인정된 손해배상액의 전부를 배상한 이상 그 손해배상의무는 이미 전부 이행되어 위 원고들이 위 피고들을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액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원고 10이 발생시킨 교통사고의 상대방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 10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원심판단 중 위 원고들에 대한 판단 부분에 관하여 구체적인 불복이유라고 볼 만한 기재가 없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2, 원고 3, 원고 5 법무법인, 원고 6, 원고 7, 원고 8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 1, 원고 4, 원고 9, 원고 10의 상고로 인한 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