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다213846
<br/> [1] 비법인사단인 지역주택조합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사업의 일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그로 인하여 사업이 중단 또는 실패할 경우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분담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경우, 그 약정의 효력(무효) 및 이러한 사정이 함께 체결한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되는지 여부(적극) /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나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는 동안 환불보장약정에서 환불의 소극적 조건으로 삼은 절차가 이행되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고 더 나아가 주택건설사업이 무산될 우려 없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그 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와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되는지 여부(적극)<br/><br/> [2] 원심이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 중 하나의 청구는 일부만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 피고만이 상고하였는데 피고의 상고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경우, 파기의 범위 및 이러한 법리는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다는 취지에서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br/>
<br/> [1]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은, 계약 상대방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분담금 등을 납입하고 지역주택조합은 주택건설사업을 통하여 신축하는 아파트 중 해당 세대에 관한 소유권을 조합원에게 이전하겠다고 약정함을 내용으로 한다.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주택건설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신축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다. 한편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는 주된 목적은 조합가입계약의 목적 달성 실패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지 분담금 반환을 절대적으로 보장받으려는 데 있다고 보기 어렵다.<br/><br/> 민법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라고 규정한다. 비법인사단인 지역주택조합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사업의 일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그로 인하여 사업이 중단 또는 실패할 경우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분담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러한 환불보장약정은 총회의 결의 없는 총유물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될 수 있고, 이는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환불보장약정이 무효로 되어 환불을 받을 수 없게 되었더라도 환불보장약정과 조합가입계약의 궁극적 목적인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나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고 있는 동안 환불보장약정에서 환불의 소극적 조건으로 삼은 절차가 결국 이행되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고 더 나아가 주택건설사업이 무산될 우려 없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그 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과 취지를 벗어나 환불보장약정의 무효 및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될 수 있다.<br/> [2] 여러 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때에는 제1심이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 범위가 되므로, 항소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 중 어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하나의 청구는 일부만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 피고만이 상고하였는데 피고의 상고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경우, 상고심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외에 나머지 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까지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다는 취지에서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br/>
[1] 민법 제2조, 제105조, 제137조, 제275조, 제276조 제1항 / [2] 민사소송법 제253조, 제436조 <br/>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기성 담당변호사 박보준 외 16인)<br/>【피고, 상고인】 ○○○지역주택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진심 담당변호사 박기원 외 2인)<br/>【원심판결】 부산지법 2025. 5. 22. 선고 2024나54706 판결 <br/>【주 문】<br/>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과 이에 해당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br/><br/>【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br/> 1. 사안의 개요<br/>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br/> 가. 피고는 부산 남구 (이하 생략) 일원을 사업시행구역으로 하여 공동주택 신축·분양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이다. <br/> 나. 원고는 2019. 12. 10. 피고에게 조합가입계약의 계약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이하 ‘이 사건 계약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고, 2020. 1. 29. 피고와 사이에 조합원 분담금을 3억 9,840만 원으로 정하여 피고가 분양하는 아파트 1세대를 분양받기로 하는 내용의 조합가입계약(이하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br/> 다. 원고는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 미접수 시 납입한 분담금 전액의 환불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이하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이라 한다)이 기재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받았다. <br/> 라. 피고는 2017. 10. 18.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2022. 4. 20.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여 2023. 5. 30. 그 승인을 받았다.<br/> 마. 원고는 2023. 6. 26.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이 사건 계약금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br/> 2. 원고의 가정적 의사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제1 상고이유)<br/>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은 조합가입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었으며 원고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이 없었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으리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 역시 무효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br/>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나 일부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br/> 3.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주장에 관하여(제2 상고이유)<br/> 가. 원심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이 총회 결의 없는 총유물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도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조합원 분담금인 이 사건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그와 같이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br/> 나.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도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미 납입한 분담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br/> 1)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은, 계약 상대방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분담금 등을 납입하고 지역주택조합은 주택건설사업을 통하여 신축하는 아파트 중 해당 세대에 관한 소유권을 조합원에게 이전하겠다고 약정함을 내용으로 한다.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주택건설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신축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다. 한편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는 주된 목적은 조합가입계약의 목적 달성 실패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지 분담금 반환을 절대적으로 보장받으려는 데 있다고 보기 어렵다.<br/> 2) 민법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라고 규정한다. 비법인사단인 지역주택조합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사업의 일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그로 인하여 사업이 중단 또는 실패할 경우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분담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러한 환불보장약정은 총회의 결의 없는 총유물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될 수 있고, 이는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환불보장약정이 무효로 되어 환불을 받을 수 없게 되었더라도 환불보장약정과 조합가입계약의 궁극적 목적인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나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고 있는 동안 환불보장약정에서 환불의 소극적 조건으로 삼은 절차가 결국 이행되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고 더 나아가 주택건설사업이 무산될 우려 없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그 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과 취지를 벗어나 환불보장약정의 무효 및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될 수 있다.<br/> 3)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의 주된 목적은 피고로 하여금 조속히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게 하여 사업계획승인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에서 정한 기한인 ‘2020. 6.’을 지키지는 못하였으나 2022. 4. 20.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고 2023. 5. 30. 사업계획승인을 받음으로써 결국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에서 정한 절차가 이행되었다. 따라서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주택건설사업이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달리 그 사업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은 드러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 당시 원고가 우려하였던 사업 불발의 위험은 소멸하였다. 설령 당초에는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신청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 조기에 조합가입계약에서 벗어나려는 원고의 의사’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2020. 6.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원고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에 따라 이 사건 계약금의 반환을 요구하거나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요구하지 않은 이상, 그와 같은 당초의 의사를 묵시적으로 철회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br/> 4) 반면 피고가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은 그 성패에 따라 다수 조합원의 안정적 주거 마련 여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위 사업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조합원 분담금은 상당한 공공성을 띠게 된다. 만약 원고에게 분담금을 반환함으로써 피고의 재원 부족이 발생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나머지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후 신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는데(주택법 제11조의3 제3항, 주택법 시행령 제22조 제3항, 제1항 본문), 원고가 피고에게 분담금 반환 등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동안 피고가 이미 사업계획승인을 받았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의 분담금 반환청구에 대응하여 대체 조합원을 모집할 기회마저 상실하게 되었다.<br/> 5)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 무효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원고에게 분담금을 반환하여야 하고 미납 분담금의 납입은 구할 수 없다고 본다면, 원고는 사실상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는 반면 피고와 나머지 조합원들이 원고의 분담금 회수 및 미납입에 따른 손해를 전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br/> 다.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신의성실원칙 위반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br/> 4. 파기의 범위<br/> 여러 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때에는 제1심이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 범위가 되므로, 항소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 중 어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하나의 청구는 일부만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 피고만이 상고하였는데 피고의 상고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경우, 상고심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외에 나머지 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까지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0다259100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다는 취지에서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35675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7다247145 판결 등 참조). <br/> 원고는 원심에서 주위적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예비적으로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를 주위적·예비적으로 청구하였더라도 이는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이와 불가분적으로 판단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중 위 파기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br/> 5. 결론<br/>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과 이에 해당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권영준 엄상필(주심)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