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다259292
甲 주식회사가 중국에서 골프장을 건설하여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철수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투자의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 위반을 이유로 국제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제중재를 신청하기로 하고 乙 법무법인에 위 중재신청 처리를 맡기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중재판정부가 乙 법무법인이 甲 회사를 대리하여 중재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위 협정에서 정한 3년의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되었다는 이유로 甲 회사의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자, 甲 회사가 乙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제척기간 문제가 발생한 후 시효중단에 관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수임인으로서 지켜야 할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중재신청서 등을 작성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甲 회사의 검수를 받고 사실관계를 정리하여야 할 필요성을 고려하면 乙 법무법인 등이 기간을 지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협정에서는 중재신청 의향통지서를 발송한 후 냉각기간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어 乙 법무법인 등이 위 중재신청서를 곧바로 제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므로, 乙 법무법인 등이 위 중재신청서 제출을 지체함으로써 제척기간을 경과하였다고 볼 수 없고, 乙 법무법인 등이 위 중재신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척기간에 관한 주장, 증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조기각하 결정을 받게 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중재신청에서 승소하지 못한 손해나 본안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한 손해를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甲 회사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br/>
민법 제681조, 제750조<br/>
【원고, 상고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호민 외 1인)<br/>【피고, 피상고인】 법무법인(유한) △△△ 외 7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고지훈 외 4인)<br/>【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7. 21. 선고 2019나2027602 판결<br/>【주 문】<br/>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br/><br/>【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br/>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br/> 가. 원고는 2006. 11.경부터 중국 (이하 생략)에 2단계로 골프장을 건설하여 운영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였고, 2010. 11.경 1단계로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완공하여 개장하였다. <br/> 나. 이후 원고는 당초 계획과 달리 추가적인 골프장 건설이 지연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 사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2011. 12.경 중국 회사에 사업 전체를 양도한 뒤 철수하였다. <br/> 다. 원고는 2014. 2. 13.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투자의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이하 ‘이 사건 협정’이라 한다) 위반을 이유로 국제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제중재를 신청(이하 ‘이 사건 중재신청’이라 한다)하기로 하고 피고 법무법인(유한) △△△(이하 ‘피고 법무법인’이라 한다)에 이 사건 중재신청 처리를 맡기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br/> 라. 피고 법무법인은 2014. 5. 19. 원고를 대리하여 중국 정부에 이 사건 중재신청 의향통지서를 제출하였고, 2014. 10. 7. 원고를 대리하여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이 사건 중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br/> 마. 이 사건 협정 제9조 제7항은 ‘투자자는 투자자가 손실이나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년이 지난 후에는 분쟁에 회부할 수 없다.’라고 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br/> 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2014. 10. 27. 원고에게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12항, 제60항과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의 제척기간에 관한 의견표명’을 요청하였다.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12항은 ‘원고는 더 많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2011. 10. □□현에 투자한 전부를 처분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사업에 투자했던 금액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였다.’는 내용이고, 제60항은 ‘2011. 10.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의 전 자산을 투자금액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처분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원고에게 심각한 손실과 손해를 발생시켰다.’는 내용이다. <br/> 사. 피고 법무법인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이러한 의견표명 요청에 대해 2014. 11. 3. ‘원고가 이 사건 사업 자산을 실제 양도한 2011. 12. 19.에 자산의 양도가격이 투자금액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 원고가 손실이나 손해를 처음으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날은 2011. 12. 19.이다.’라고 답변하였다. 반면 중국 정부는 2016. 9. 15. ‘제척기간은 2011. 10. 전에 시작되어 이 사건 중재신청 제기 전에 만료되었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중재신청의 조기각하를 구하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다. <br/> 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중재판정부는 2016. 12. 14.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출 당시 이 사건 협정 제9조 제7항에 규정된 3년의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조기에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다. <br/> 자.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은 피고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 또는 외국변호사로서 이 사건 중재신청 의향통지서나 이 사건 중재신청서 작성에 관여하였다. <br/>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br/> 가. 피고 법무법인은 원고와 2014. 2. 13. 법률자문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이때는 이미 이 사건 사업 철수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때이다. 피고들은 2014. 5. 19. 중국 정부에 이 사건 중재신청 의향통지서를 발송하였고 2014. 10. 7.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이 사건 중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중재신청서 등을 작성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검수를 받고 사실관계를 정리하여야 할 필요성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기간을 지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협정에서는 중재신청 의향통지서를 발송한 후 냉각기간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중재신청서를 곧바로 제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들이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출을 지체함으로써 제척기간을 경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br/> 나.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12항, 제60항의 내용은 원고와 피고들이 논의하여 작성한 것이고 객관적 사실관계에 부합한 기재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불리한 사실관계를 부각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기재하지 않았다. 이 사건 중재신청을 하면서 원고가 □□현 정부의 불법행위라고 주장한 것은 모두 2011. 6.경 이전의 행위이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가 원고가 손실 또는 손해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날을 2011. 10. 전으로 판단하는 데에 이러한 사정도 근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가 이러한 판단을 할 때에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것이지,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12항, 제60항만을 근거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이 이 사건 중재신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척기간에 관한 주장, 증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조기각하 결정을 받게 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br/> 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원고가 2011. 10. 훨씬 전이나 2011. 6.에 손실 또는 손해 발생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도 제척기간이 경과되었다는 근거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중재신청서 제12항, 제60항의 기재가 없었더라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제척기간 기산일을 2011. 10. 훨씬 전인 2011. 6. 등으로 판단하여 이 사건 중재신청을 각하하는 동일한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중재신청에서 승소하지 못한 손해나 본안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한 손해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br/> 3.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따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손해와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br/>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br/><br/>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이동원 김상환(주심)